같은 “중고차”라도 중고차 플랫폼마다 리스크 양상이 아예 달랐습니다. 아래는 제가 실제로 겪은 사례와 체크리스트, 그리고 다시 거래한다면 처음부터 이렇게 하겠다는 실전 노트입니다.
허위매물 판별 신호, 내가 실제로 걸러낸 기준과 로그 기록법
엔카에서 제가 걸러낸 허위/유도 매물 신호는 일정했습니다.
- 시세보다 10% 이상 낮고, 사진 배경이 지나치게 깨끗한 실내 스튜디오컷만 있음
- 통화하자마자 “방금 나갔다, 비슷한 차 있다”로 유도
- 성능기록부 원본을 미루고 “매장 오면 준다”는 답변 반복
- 동일 사진이 다른 지역·딜러명으로 재등장
이럴 때 저는 통화 로그를 스프레드시트로 남겼습니다. 간단하지만 엄청 효과적이었습니다.
- 컬럼 예시: 링크/모델/연식/가격/통화시간/응대 키워드/성능기록부 제공 여부/VIN 확인/결론
- “유사차 제안” “위치 변경” 같은 단어를 체크하면 나중에 패턴이 보입니다.
반대로 실매물일 가능성이 높았던 신호
- 실차 동영상(시동-외관-하체) 선제 제공
- 성능기록부 사본과 VIN(차대번호) 끝 6자리 블러 처리 후 전달
- 미세누유/판금 등 단점 먼저 언급
당근 직거래에서는 사진 배경이 본인 아파트 주차장(동·라인 번호 보임)이고, 번호판 가림이 과하지 않은 매물이 실제 확률이 높았습니다. 단, 개인도 “시세보다 과하게 싼” 건 일단 의심부터 하세요.
진단서 신뢰도와 보증 범위 차이, 환불 분쟁을 줄인 대응 순서
- 공통: 성능점검기록부는 법정 서류지만, 작성자 역량에 따라 디테일이 다릅니다. “누유 없음”인데 하체를 보면 젖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엔카: “엔카진단” 표기가 있다면 제 체감 신뢰도는 높았습니다. 다만 보증은 유료/선택형이라 항목·기간을 꼭 읽어야 합니다.
- 케이카: 자체 보유차라 서류 일관성이 좋고, 환불/교환 정책이 비교적 명확했습니다. 다만 정책은 바뀔 수 있어 구매 전 최신 약관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 당근 직거래: 진단서가 없는 경우가 많아, 계약 전 사설 점검소(5~7만원) 방문을 조건으로 거는 편이 안전했습니다.
분쟁을 줄인 대응 순서(제가 실제로 쓴 플로우)
1) 계약 전: 성능기록부와 최근 정비내역(영수증 사진) 수령
2) 계약 당일: OBD2 간단 스캔 + 리프트 점검(사설 정비소 30분)
3) 인수 후 7일: 누유·진동·경고등 발생 시 즉시 플랫폼 고객센터+판매자 동시 통보, 사진/영상/정비소 소견서 확보
4) 합의 시 문구: “누유 재발 시 수리 또는 환불 협의한다”를 문자·카톡으로 남겨 증거화
딜러 수수료·탁송비·이전비 숨은 비용 정리표와 견적 비교법
숨은 비용 범위(서울·경기 기준, 예시)
항목 | 범위(예시) |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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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수수료 | 20만~40만원 | 명목 다름(관리비/광택비/매도비). 계약서에 항목별 명시 요청 |
탁송비 | 7만~20만원 | 거리·차량 크기 따라 변동. 직접 픽업 시 0원 |
이전비(세금+대행) | 45만~75만원 | 배기량/지역/대행비 포함. 직접 처리 시 10만 내외 절약 가능 |
보증/점검 패키지 | 10만~40만원 | 항목 꼼꼼히 비교, 중복보증 주의 |
견적 비교법
- “총액 비교 시트”를 만드세요. 차값만 보면 함정입니다.
- 각 매물의 총액 = 차량가 + 딜러비 + 이전비 + 탁송비 + 예상 선제정비(타이어/오일/패드)
- 저는 타이어 4짝 필요 시 최소 36만원, 브레이크 패드 앞뒤 20만원을 즉시 가산했습니다.
비대면 구매 시 필수 영상·사진 요청 스크립트와 체크 항목
스크립트 예시(문자/카톡 그대로 복붙 가능)
- “시동 걸고 엔진룸 1분만 촬영 부탁드립니다. 오일캡 열고 부유물 유무도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 “냉간 시 첫 가속 영상(0→60km/h)과 변속 충격 여부 확인 부탁드립니다.”
- “하체는 앞·뒤 로워암 부싱, 쇼바 하우징, 오일팬 주변을 휴대폰 손전등 켜고 30초씩만 부탁드려요.”
- “계기판 경고등 점등/소등 전체 시퀀스, 주행거리 클로즈업, OBD 포트 근접샷도 부탁드립니다.”
필수 체크 항목
- 외관: 패널 간격, 도장결, 앞유리 스톤칩
- 실내: 안전벨트 마모, 시트 옆쪽 파손, 에어백 커버 흔적
- 주행: 핸들 떨림(100km/h), 브레이크 떨림(80→60 감속), 변속 충격
- 기타: 에어컨 컴프레서 작동음, 배터리 교체 스티커 날짜
직거래 에스크로 사용법과 안전한 계약서 문구 템플릿
자동차는 일반 전자상거래 에스크로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잔금 예치성 결제”와 “이전 완료 조건부 지급”을 섞었습니다.
추천 절차
- 계약금 소액(10만~20만원)만 선지급
- 양도증명서, 인감증명서, 책임보험 개시를 현장에서 확인
- 이전등록 접수증 확인 후 잔금 이체(은행 앱 타이머 이체 활용)
- 가능하면 제3의 장소(구청 민원실 근처, 은행)에서 진행
계약서 문구 템플릿(개인 간)
- “본 차량은 사고 이력은 성능점검기록부 기준으로 고지되었으며, 인수 후 7일 이내 중대한 누유/침수/전손 은폐 사실 발생 시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을 반환한다.”
- “소모품(타이어, 패드, 배터리)은 현 상태로 양도하되, 엔진·미션 주요 고장은 인수 후 7일 내 발견 시 구매자 비용 10만원 공제 후 환불 또는 수리를 협의한다.”
- “키 분실, 저당·압류 등 권리하자 발생 시 판매자가 전액 책임지고 해결한다.”
에스크로 대체 팁
- 은행 에스크로/안전결제는 차량 미취급이 흔하므로, 일부 은행의 “부동산·고액 이체 예약 인증” 기능으로 단계 지급을 설정하면 분쟁이 줄었습니다.
플랫폼별 판매자 응답 속도, 거래 완료율을 직접 측정한 데이터 기록법
제가 쓰는 기록 시트 구조
- 플랫폼/매물ID/VIN끝4자리/첫 연락 시각/첫 응답 소요(분)/요청 자료 제공 여부/현장 약속 성사(Y/N)/최종 상태(구매/철회/허위 의심)/비고
수집해보니 이런 차이가 나왔습니다(제 지역·기간 기준)
- 엔카: 응답 속도 평균 34분, 자료 제공 충실. 허위 의심률 낮음. 다만 수수료·이전비 명칭 다양.
- 케이카: 응답 빠르고 프로세스 명확. 가격은 상대적 강세지만 환불·보증 스트레스 적음.
- 당근 직거래: 응답 빠르거나 매우 느리거나 극단. 자료 품질 편차 큼. 대신 직거래라 가격 협상 여지 확실.
마무리 팁
- 한 주에 10건 이상 컨택하면 데이터가 쌓이며 눈이 트입니다. “기록”이 최고의 예방책입니다.
- 아무리 급해도 “총액 시트, 영상 체크, 사설 점검” 이 세 가지를 통과한 차만 계약하세요. 저는 이 원칙으로 허탕은 늘었지만, 큰손해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 정책과 보증 범위는 수시로 변합니다. 결제 전 반드시 해당 플랫폼의 최신 약관과 보증서 문구를 확인해, 나중에 “그때 그렇게 들었다”를 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