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만 빼면 치킨은 더 자주, 더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저도 속이 예민한 편이라 강한 양념은 피하고, 60계에서 순하게 즐기는 주문 루틴을 몇 번 다듬다 보니 실수가 줄었어요. 실제로 가족 모임, 혼밥, 야식까지 여러 상황에서 써 본 60계 치킨 순한 메뉴 정리했습니다. 지점마다 맛 디테일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아래 방식은 대부분 통했습니다.
1) 기름 깨끗한 오리지널 후라이드 + 소금·후추 간단 디핑
오리지널 후라이드는 기본이 탄탄해서 크게 실패가 없습니다. 바삭한 껍질에 간만 강하지 않게 잡혀 있어서, 소금·후추를 아주 가볍게 찍어 먹으면 기름진 맛이 깔끔하게 정리돼요. 저는 작은 종지에 소금 한 꼬집(약 0.3g)에 후추 톡톡 두 번 섞어 둡니다. 디핑은 치킨의 단면 쪽을 살짝 스치듯 찍어야 짜지지 않아요. 지점에 따라 “소금·후추 따로 주세요” 요청하면 작은 소금팩을 챙겨 주기도 했습니다. 맥주 대신 보리차와 함께 먹으면 속이 훨씬 편했습니다.
2) 간장 베이스 순살 + 마요소스 살짝 찍어 담백하게
간장 베이스 순살은 달짝지근하면서 자극이 적어 맵찔이에게 안전지대입니다. 다만 연속으로 먹다 보면 단맛이 쌓이는데, 마요소스를 한 방울 찍으면 고소함이 더해져 균형이 맞습니다. 제 비율은 마요소스 1에 간장 소스 한 작은술을 섞어 찍어 먹는 방식. 혹시 느끼할까 걱정되면 레몬즙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산미가 깔끔하게 마무리해 줍니다. 주말 점심에 이 조합으로 아이는 순살만, 어른은 날개와 다리 위주로 나눠 먹었는데, 가족 모두 부담 없이 접시가 비었습니다.
3) 반반(후라이드/간장) 주문 후 아이용·어른용 접시 분리 팁
반반은 취향 다른 식구가 함께 먹기 좋지만, 한 박스에 담기면 눅눅해지기 쉽습니다. 저는 받자마자 다음처럼 분리합니다.
- 키친타월을 접시 바닥에 한 겹 깔아 수분과 기름을 흡수
- 후라이드는 오픈 상태로 식힘, 간장은 반 덮개로 보온
- 아이 접시는 순살 위주로 담고, 소스는 따로 종지에 제공
주문할 때 “간장 소스는 과하게 묻히지 말고, 가능하면 소스 살짝”이라고 남겨두면 양이 과해지는 걸 줄일 수 있었습니다. 포장 수령이라면 “후라이드 공기구멍 송송” 요청만으로도 바삭함 유지에 도움이 됐습니다.
4) 매운가루 빼는 주문 멘트 예시와 지점별 커스텀 활용법
가끔 후라이드에도 마무리로 고춧가루나 칠리 시즈닝을 살짝 뿌리는 지점이 있어요. 이럴 땐 주문 메모에 다음처럼 구체적으로 적어 주세요.
- “고춧가루/칠리 시즈닝 빼주세요.”
- “매운가루 토핑 제외 부탁드립니다.”
- “소스는 따로, 양은 적게 부탁드려요.”
앱 메모가 길면 누락될 수 있어서, 정말 민감한 분은 결제 후 매장에 전화로 “맵게 만드는 토핑은 전부 제외 부탁드려요”라고 한 번 더 확인하면 거의 실수 없습니다. 체인점이라도 지점 재고나 습관에 따라 소스 농도·토핑이 조금씩 다른데, 두세 번 거래해 보면 내 취향을 기억해 주는 곳이 생깁니다. 저는 집 근처 한 지점에서 “아이 먹을 거라 순하게 부탁드려요”라고만 적어도 알아서 잘 조절해 주셔서 그 지점만 고정으로 씁니다.
5) 순한 메뉴에 잘 맞는 사이드(코울슬로, 콘샐러드, 치즈볼) 구성
순한 치킨일수록 사이드의 역할이 큽니다. 제 기준으로 실패 없는 3종은 이렇습니다.
- 코울슬로: 아삭함과 산미로 느끼함 컷. 후라이드와 궁합이 좋음
- 콘샐러드: 단짠 간장 순살과 잘 어울림. 아이들이 특히 좋아함
- 치즈볼: 달달하지만 개수는 적게. 메인 양념이 순할수록 포인트로 좋음
2인 야식 세트로 자주 쓰는 구성은 “간장 순살 소자 + 코울슬로 + 콘샐러드 + 집 탄산”입니다. 배달 앱 쿠폰 있는 날은 치즈볼 2개만 추가하고 음료는 집에 있는 걸로 대체하면 1만 원대 중후반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피클은 추가 요청하면 넉넉히 챙겨 주는 곳이 많으니 꼭 메모하세요.
6) 탄산 대신 이온음료 페어링으로 깔끔하게 먹는 방법
탄산은 맛있지만, 가끔 탄산과 기름이 만나면 속이 더부룩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야식으로 먹을 땐 이온음료나 보리차를 곁들입니다. 단맛이 약하고 미네랄 느낌만 살짝 남아서 후라이드의 짭짤함과 간장의 단맛을 방해하지 않더군요. 특히 에어컨 바람 많이 맞은 날, 체온이 떨어졌을 때는 미지근한 보리차가 최고였습니다. 반대로 달달한 탄산이 먹고 싶을 때는, 마실 양을 반 컵으로 줄이고 중간중간 물을 섞어 마시니 속 불편함이 확 줄었습니다. 맵찔이는 자극을 한 번에 많이 받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7) 남은 순살로 라이스페이퍼 치킨롤 만드는 응용 레시피
남은 치킨이 애매하게 5~6조각 남을 때가 많죠. 다음 날 점심은 라이스페이퍼 치킨롤로 변신시켜 보세요. 느끼함 없이 개운하게 먹기 좋습니다.
- 준비물: 남은 순살(간장·후라이드 모두 가능), 라이스페이퍼, 오이채, 당근채, 양상추, 깻잎 약간
- 소스: 플레인 요거트 2큰술 + 마요네즈 1큰술 + 간장 0.5작은술 + 레몬즙 몇 방울
- 순서: 치킨은 전자레인지 20초로 속만 데우고 에어프라이어 170도 3~4분 돌려 겉바속촉으로 복구 → 한입 크기로 찢기 → 라이스페이퍼를 미지근한 물에 5초 담갔다 빼서 도마에 펼치기 → 채소와 치킨을 올려 단단히 말기 → 소스에 찍어 먹기
점심 도시락으로 싸가면 냄새 부담이 적고, 채소가 많아 포만감도 오래갑니다. 저는 매번 오이 대신 파프리카를 넣어 단맛을 더하거나, 깻잎을 한 장 넣어 향을 더하는 변주를 즐깁니다.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는 반반 박스를 열자마자 후라이드를 접시로 옮겨 김 빠지지 않게 세워 담는 모습, 간장 순살은 광택이 살아있을 때 가까이에서 반짝임을 잡아주는 구도입니다. 바삭함은 시간이 생명이니, 도착 알림이 울리면 바로 개봉하고 분리부터 해 보세요. 한 번 루틴이 잡히면 맵찔이도, 아이도, 속 예민한 어른도 모두 편하게 60계를 즐길 수 있습니다.